중국 디플레이션 현실화 되나

주요 20개국 중 처음으로 7월 소비자물가 마이너스 전환

2023-08-09     이코노텔링 곽용석기자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로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를 키웠다.

생산자 물가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오면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9일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7월 대비 0.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CPI가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1년 2월(-0.2%) 이후 처음이다.

비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과 같았으나 식품 물가가 1.7% 낮아져 하락세를 주도했다.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육류이자 소비량이 많은 돼지고기 가격이 26% 떨어진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7월 상품 물가는 1.3% 떨어졌고, 서비스 물가는 1.2% 상승했다.

중국의 월간 CPI는 지난 1월 2.1%를 기록한 뒤 1.0%(2월)→0.7%(3월)→0.1%(4월)→0.2%(5월)→0.0%(6월) 등으로 하락하다가 끝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4.4%로 집계됐다. 6월(-5.4%)에 비해서는 하락 폭을 줄였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는 위드 코로나 전환에도 경제 회복세가 더디고 내수 부진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해 대규모 가격 인하 등 저가 공세에 나선 점도 물가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7월 CPI에 대해 "2021년 8월 일본이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한 이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소비자물가가 하락한 것은 중국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이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진 '잃어버린 30년'과 유사한 저성장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