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다 수입 더 줄어 두달째 경상흑자

6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였다. 해외여행 증가로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더 커졌고,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분의 1로 축소됐다.

한은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4월(-7억9000만달러)에 적자를 낸 뒤 5월(19억3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째 흑자 기조가 유지됐다.

6월까지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는 24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248억7000만달러) 대비 90% 감소했다.

6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39억8000만달러)는 4월 이후 3개월 연속 흑자였다. 수출(541억4000만달러)은 지난해 6월보다 9.3%(55억5000만달러) 줄었다. 수입(501억5000만달러)은 10.2%(56억9천만달러) 줄어 감소액이나 감소율 모두 수출을 웃돌았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불황형 흑자' 구조가 이어졌다.

서비스수지는 26억1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지난해 6월(-5억9000만달러)이나 직전 5월(-9억1000만달러) 대비 적자 규모가 급증했다.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자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12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6월(-6억5000만달러)의 두 배에 이르렀다. 운송수지 흑자(2000만달러)도 지난해 6월(13억달러)과 크게 차이났다.

이와 달리 본원소득수지(48억5000만달러)는 5월(14억2000만달러)이나 지난해 6월(30억8000만달러)보다 많은 흑자를 냈다.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배당이 늘면서 배당소득 수지 흑자가 한 달 사이 9억달러에서 42억3000만달러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6월 중 47억7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7억2000만달러 감소한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25억6000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에선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1억2000만달러,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36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특히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 증가액은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많았다.

한은은 "7월 경상수지는 하계휴가 요인으로 서비스수지가 계속 적자이겠지만,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가 이를 상회하면서 일단 흑자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경상수지에 대해선 "국제유가 동향, 중국 등 주요국의 경제회복 속도, 정보기술(IT) 경기 개선 시점 등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커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