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ANG 신화’ 美증시 견인력 약화
페이스북 등 미국 5대 IT공룡기업, 1년 새 시가총액 504조원 줄어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등 5대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기업들을 함께 일컫는 '팡'(FAANG)이 미국 주식시장의 활황을 주도해왔던 동력을 잃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들 5개 기술기업의 주가는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을 제외하면 모두 지난해 고점을 찍은 뒤 팔자 세력에 밀려 고점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8월 3조7천억 달러(약 4494조원)까지 부풀었다가 지금까지 4150억 달러(약 504조원) 정도가 감소했다.
FAANG은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떠받쳐왔다. S&P500 지수의 약 20%를 점하는 이들 주식의 동반 선전이 미국 증시 10년 호황의 동력이었다는 진단도 있다.
그만큼 이들 주식은 대규모 자금을 굴리는 투자자들이 지난해 대부분 기간에 가장 많이 찾는 종목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이들 기업은 불안한 면모를 뚜렷하게 노출하고 있다.
페이스북 주가는 작년 개인정보 유출 파문 이후 롤러코스터를 타다 작년 7월보다 21%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넷플릭스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들의 등장과 함께 올해 6월 말 이후 주가가 20% 떨어졌다.
아마존은 지난 7월 역대 최고의 분기 이익을 기록했으나 다른 소매업체들의 실적에 뒤처지면서 현재 주가가 작년 8월보다 7.2% 낮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성장을 의존하다가 최근 서비스 부문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어 투자자들이 재평가에 나선 상황이다.
WSJ은 이들 기업의 주가가 부진한 이유로 이들을 더는 동반 성장하는 집단으로 보지 않는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를 꼽았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을 잠재력에 한계가 없어 보이는 민첩한 스타트업으로 여기는 시각을 버리고 개별적 성장세 둔화, 비용증가, 규제 당국의 감시 강화 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는 현재 뮤추얼펀드들이 각자 기준에 따라 가장 크게 투자 비중을 축소하는 부류에 포함돼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자료를 분석하면 뮤추얼펀드들은 최근 몇 달 간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알파벳에 대한 위험 노출도(익스포저)를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