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여파로 '물가 둑'도 무너지나
상추 값 399%로 오르는 등 '애그플레이션' 경계령 국제유가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 체감물가에 부담
잇따른 집중호우에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안정세로 접어드는 듯했던 생활물가의 변동성이 커졌다. 추가적인 수해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곡물가격 상승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3% 올랐다. 이는 2021년 3월(2.1%) 이후 27개월 만에 최저 상승률이다.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항목으로 구성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체감물가에 가깝다.
생활물가지수는 집중호우 여파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1일 청상추(상품) 4㎏당 도매가격은 평균 9만360원으로 4주 전(1만8120원)보다 398.7% 급등했다.
적상추(상품) 4㎏당 도매가격도 8만3520원으로 같은 기간 343.8%, 시금치(상품)는 5만5660원으로 214.1% 각각 올랐다. 같은 기간 깻잎(상품)도 77.9%, 애호박(상품)은 147.4% 각각 상승했다.
집중호우로 농지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상추·시금치·깻잎 등 채소류는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대표적 항목들로 생활물가지수에 포함돼 있다.
집중호우 외에도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일반 물가도 상승), 국제유가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 체감물가를 끌어올릴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을 종료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최대 항구도시 오데사를 포격하면서 밀 등 곡물 가격이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도 세계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로 상승세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7.07달러로 마감했다. 4주간 11.44% 올랐다.
소비자 부담을 이유로 미뤄왔던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도 체감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