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전력 판매가, 구입단가 앞질러

10개월만에 역마진 구조깨져…영업흑자는 '먼 길'

2023-07-17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한국전력의 지난 5월 전력 판매단가가 구입단가를 킬로와트시(㎾h)당 6.4원 앞질렀다. 이로써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 연속 유지돼온 역마진 구조가 깨졌다.

한전이 17일 내놓은 5월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5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들인 구입단가는 ㎾h당 132.43원이었다. 이를 소비자에게 판매한 판매단가는 ㎾h당 138.83원이었다. 이로써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전력 판매단가가 구입단가보다 높아졌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2021년 말부터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한전의 전력 구입단가는 판매단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전으로선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가 이어졌다.

실제로 2021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19개월 동안 단 한 차례(2022년 6월)를 제외하곤 한전의 전력 구입단가는 판매단가보다 높았다. 이 기간 역마진 폭(판매단가-구입단가)은 1㎾h 기준으로 2022년 2월 -49.57원, 2022년 3월 -56.25원, 2022년 4월 -58.57원으로 점점 커졌다가 2022년 9월 -70.75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이같은 역마진 구조는 2021년 이후 45조원에 이르는 한전 누적적자의 주된 요인이었다.

지난 5월 전력 판매단가가 구입단가보다 높아진 것은 지난 겨울부터 국제유가가 안정되고, 정부가 지난해 5월 이후 전기요금을 네 차례 인상했기 때문이다. 5월 기준 전기요금은 지난해 5월보다 ㎾h당 33.5원 인상됐다.

10개월 연속 이어진 역마진 구조가 5월에 해소됐다고 한전의 재무구조가 곧바로 영업흑자로 돌아서진 않는다. 전기요금을 산정할 때 반영되는 '총괄 원가'에 전력 구입단가와 판매단가뿐 아니라 전기의 생산·공급에 들어가는 일체의 영업비용과 법인세, 송·배전망 등에 대한 보수 비용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