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연봉1억원…불황 속 '나홀로 파티’

금감원 조사, 상반기 평균 급여 5000만원 넘어… 비정규직은 늘어나

2019-08-21     이기수 이코노텔링 기자
윤석헌

국내 시중은행 직원의 올해 상반기 평균 급여가 5000만원을 넘기면서 연봉 1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공시된 6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한국씨티·SC제일)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515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급여액(4750만원)보다 8.4%(400만원) 늘었다. 2013년 인상률(19.1%)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평균 연봉은 1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각 은행의 평균 급여액은 올해 상반기 근로소득 지급명세서의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단순 평균한 값으로 등기 임원은 제외했다.

은행별 1인당 평균 급여액은 한국씨티은행이 5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KEB하나은행(5700만원)과 KB국민은행(5200만원)이 그 뒤를 이었다. 인상폭은 KEB하나은행(1200만원·26.7%)과 KB국민은행(900만원·20.9%), SC제일은행(600만원·14.3%) 순서였다.

은행 측은 급여 인상폭이 큰 이유로 일회성 요인을 꼽았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초 옛 외환은행의 인사·급여·복지 제도가 통합되면서 급여 지급이 상반기에 대거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도 임금·단체협상이 늦게 타결돼 지난해 성과급이 올해 상반기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회성으로 넘기기에는 무리인 측면도 있다. 은행의 평균 급여는 최근 3년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올해 상반기뿐만 아니라 2017년과 지난해에도 6%대의 높은 급여 인상률을 보였다.

이 기간에 일자리의 질은 악화된 것으로 지적됐다. 은행들이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은 정규직 남성 근로자가 명예퇴직을 하면 반복 업무를 대체할 인력으로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를 채용함에 따라 은행 전체적으로 정규직은 줄고 비정규직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