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도약계좌 기본금리 눈치싸움
은행들 기본금리 4.0%로 올리고 우대금리는 1.5%로 낮추는 방안 등 막판조율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돕기 위한 청년도약계좌의 15일 출시를 앞두고 은행들이 눈치를 보며 금리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잠정 금리를 공시한 뒤 금융당국으로부터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롭다' '기본금리보다 우대금리 비중이 크다' 등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은 기본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대신 우대금리를 0.5%포인트 깎아 가입자들이 높은 금리를 보다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조정할 방침이다. 일부 은행은 우대금리를 낮추지 않고 최고 금리 자체를 6.5%로 높일 예정이다. 기업은행 등 '6.5% 은행'은 쏠림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한 장치를 금융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청년도약계좌의 기본금리를 4.0%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8일 잠정 금리 공시 때 내놓은 기본금리(3.50%)보다 0.50%포인트 높다.
이와 함께 여러 조건을 달아 책정한 최대 우대금리를 잠정 공시 당시의 2.00%에서 1.50%로 낮춰 소득 조건별 최대 우대금리 0.50%포인트를 더한 최고 금리 수준을 6.00%로 유지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의 요청대로 기본금리 비중은 늘리고, 우대금리 비중은 줄이면서도 역마진을 고려해 최고 금리가 6%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일부 은행은 우대금리 2.00%포인트를 그대로 둔 채 기본금리만 0.50%포인트 올려 최고 금리를 6.00%에서 6.50%(4.00+0.50+2.00%)로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잠정 금리 공시 당시 기본금리와 소득·은행별 우대금리를 더해 6.50%(4.50+0.50+1.50%)를 제시한 기업은행과 같은 수준이다.
검토 중인 방안대로 14일 확정 금리가 공시되면 청년도약계좌 시장은 최고 6.5%를 보장하는 소수 은행과 최고 6.0%를 유지한 다수 은행으로 나뉘게 된다. 이 경우 지난해 비슷한 성격의 청년희망적금 출시 때처럼 금리가 높은 은행으로 가입자가 몰려 해당 은행은 역마진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은행들은 개별 은행의 가입자가 일정 수에 이르면 판매를 종료할 수 있는 '가입자 수 상한'을 설정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기본금리를 가업은행처럼 4.5%로 해줄 것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젊은 세대에 익숙한 인터넷은행들이 청년도약계좌 판매에 동참하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