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영광' 재현에 65조원 투입하기로

중국에 뺏긴세계시장 1위 되찾기 위해 삼성·LG 등 권토중래 산업자원부도 '점유율 50% 목표'로 한 '산업 혁신'전략 내놔

2023-05-18     이코노텔링 김승희기자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를 필두로 한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계가 중국에 빼앗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2027년까지 탈환하기 위해 6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2027년 세계시장 점유율을 50%로 높이고, 경쟁국과의 기술격차를 5년 이상으로 벌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이런 내용이 담긴 디스플레이 산업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디스플레이 산업 혁신 전략 원탁회의에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김성철 삼성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윤수영 LG디스플레이 CTO, 김용재 삼성전자 부사장, 박원환 한솔케미칼 대표 등이 참석했다.

업계는 중국에 빼앗긴 시장 1위 자리를 되찾고 세계 시장점유율을 50%까지 올리기 위해 2027년까지 정보기술(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 증설,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 등에 65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에 맞춰 1조원 이상의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하고, 특화단지 조성과 규제 해소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한다.

한국은 2004년 일본을 제치고 17년간 디스플레이 세계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액정표시장치(LCD)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추격에 2021년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42.5%로 1위였고, 한국(36.9%)과 대만(18.2%)이 그 뒤를 이었다.

정부는 지난 2월 'K칩스법'(개정 조세특례제한법)으로 디스플레이 시설투자 세액공제 비율을 대기업 기준 8%에서 15%로 상향한 데 더해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 기관을 통해 신규 투자에 9000억원의 정책 금융을 제공한다.

아울러 디스플레이 특화 단지 지정을 검토하고, 현재 연 1회 받도록 되어 있는 유해 화학물질 취급 안전성 검사를 탄력적으로 2∼4년에 한 차례 받도록 규제완화를 추진한다.

현재 3년 수준인 경쟁국과의 기술격차는 5년 이상으로 벌리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는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4200억원 규모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해 IT용 8세대, TV용 10세대 장비·공정 등 양산 기술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나아가 경쟁국과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OLED가 갖는 한계를 넘어 더 밝고, 수명이 길며, 더 큰 화면 구현이 가능한 '무기발광 디스플레이'(iLED) 기술 선점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산업부는 소재·부품부터 공정, 인프라, 제품 양산까지 전 주기에 걸친 iLED 국내 생산 기반 마련을 위해 95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을 하반기에 추진한다. iLED 개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이날 회의에서 산·학·연이 참여하는 'iLED 산업 육성 얼라이언스(동맹)'이 출범했다.

소재·부품·장비 자립도를 현재의 65% 수준에서 80%로 높여 공급망을 공고히 한다. 이를 위해 해외의존도가 높은 파인메탈마스크(FMM), 노광기, 봉지장비 등 80개 소재·부품·장비의 기술 자립화가 본격 추진된다. 정부는 여기에 5000억원 이상의 정부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국산화를 지원한다.

아직 초기 단계로 시장은 작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투명 디스플레이·확장현실(XR)·차량용 등 3대 디스플레이 신시장 창출도 혁신 전략에 담았다. 정부는 유리처럼 투명하면서 얇고 가벼워 지하철 스크린도어 등에 쓰일 수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 0.3인치 이하의 XR 기기용 초소형 패널,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형성을 촉진하기 위해 5년간 총 740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민관은 아울러 향후 10년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도할 우수 인력 9000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패널 기업은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를 통해 수요에 맞는 인력을 적기에 육성하고, 정부는 특성화 대학원 개설로 석·박사 인력을 양성하고 학부 전공 신설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