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은행 회장의 실종…주식 거래도 중단

차이나르네상스"바오판 회장, 유관기관의 조사에 협조중" WSJ"부패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중"소식통 인용해 보도

2023-04-03     이코노텔링 김승희기자

회장이 실종된 중국 투자은행(IB) 차이나 르네상스(華興資本)가 3일부터 주식 거래를 중단하고 지난해 회계 감사 결과 발표를 연기했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차이나 르네상스는 바오판 회장과 연락이 되지 않아 회계 감사를 완료하고 그 결과를 승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차이나 르네상스 이사회는 기한이 4월 30일까지인 감사 결과 승인과 연간 보고서 발송이 언제 이뤄질지 예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차이나 르네상스는 지난해 감사 전 손실 규모가 5억6380만위안(약 1076억원)이라고 밝혔다. 201년 16억 위안(30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과 대비된다. 주식 거래 재개 시점은 연간 실적 발표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차이나 르네상스 은행은 밝혔다. 차이나 르네상스 주가는 바오판 회장의 실종 소식이 알려진 지난 2월 17일 이후 홍콩 증시에서 32% 넘게 급락했다.

바오판 차이나 르네상스 회장은 지난 2월 돌연 연락이 끊겼다. 이후 회사는 "바오판 회장이 현재 중국 유관기관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오판 회장은 중국 내 최고 사정기관인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에서 구금 조사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관은 구속영장 등 법적 조치 없이 장기간 밀실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오판 회장이 부패 혐의로 구금돼 수사받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오판 회장은 차이나 르네상스의 전 사장이자 이 그룹의 홍콩 증권 자회사 회장인 충린이 대표였던 ICBC 인터내셔널 홀딩스가 2017년 차이나 르네상스에 제공한 신용 대출과 관련해 비리가 있는지를 조사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바오판 회장이 실종된 후 중국 재계에서는 '시진핑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중국 당국은 당 대회에서 디지털 경제와 실물 경제를 통합한 빅테크가 중국 인터넷 관련 산업의 발전을 이끈다고 확인하면서 제재를 풀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중국 당국이 언제 표변할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