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08:20 (금)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32) 지하철 꼭 앉아서 가려면
[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32) 지하철 꼭 앉아서 가려면
  •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 siast@mkyt.com
  • 승인 2023.02.03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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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엿듣고 동작 하나하나를 주시하면 언제 내릴지 판단 가능
이런 팁을 열거한 ' 통근 전철에서 앉는기술 '이란 책 인기 끌어
'앉기=좌석'이란 프레임 벗고 바닥에 앉아 가는 발상의 전환을

지하철을 탔는데 빈자리가 없을 때 누구 앞에 서 있을까 한 번쯤 고민해본 경험은 갖고 있을 겁니다.

어느 사람이 가장 빨리 내릴지 알 수 있는 초능력이 있다면 100% 자리에 앉아갈 수 있겠지요. 일본에서 <통근 전철에서 앉는 기술>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는데, 이 책에서 소개하는 출퇴근 시간에 앉아갈 수 있는 몇 가지 기술은 이렇습니다.

1. 긴장을 늦추지 말라.

2. 관상을 살피고 대화를 엿들어라.

3. 동작 하나하나를 주시하라.

4. 낯익은 얼굴을 기억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라 등등.

한창 붐비는 시간대에 지하철에서 앉아가려면 상당한 내공이 필요하겠네요. 이렇게 심리학, 관상학, 데이터 기법 등까지 총동원해야 하니까요. '지하철에서 앉아가기'라는 재미있는 화두가 던져지니 앉아가기 달인들이 인터넷에 기상천외한 자신들의 비법을 쏟아냈습니다. 이런 사람들 앞에 서 있으면 앉아갈 수 있답니다.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 창문으로 고개를 돌려 지금 역이 어딘가 보는 사람

- 졸던 사람이 갑자기 눈을 부릅뜨고 기지개를 켤 때... 거의 몇 정거장 못 가서 내림

-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내릴 역이 다음이어도 미리 궁댕이를 반쯤 들고 있는 경우가 많음... 친절하게 "나 다음에 내려. 여기 앉아." 하는 분 많음.

- 연인끼리 퍼질러 자다가 한쪽이 한쪽을 쿡쿡 찌르며 깨우면... 다음 역에서 내림.

우리는 프레임을 짜놓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인지하고 행동합니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요약하자면, 눈 말똥말똥한 사람이 내릴 확률이 높고, 물건 꽉 붙들고 있는 사람이 높고, 주로 내릴 문 쪽에 시선이 고정된 사람이 잘 내린답니다.

더 친절하게 초급자 코스, 중급자 코스, 고급자 코스로 나눠 설명해주는 달인도 있었습니다. 고급자 코스를 보다가 이런 것을 발견했습니다. '새로운 자리 만들기 - 그 까이꺼 모, 자리가 없으면 만들면 되는 것이다!'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렇지. 꼭 좌석에 앉아야만 앉아가는 것인가? 바닥에 앉건 통로에 앉건 앉아만 가면 되지 않겠는가? 지하철에서 100% 앉아가는 방법은 '앉기=좌석'이라는 프레임을 벗어 던져버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프레임을 짜놓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인지하고 행동합니다. 그러나 사실 프레임(frame)이란 학습된 것이고, 우리는 어릴 적부터 남들이 만들어 놓은 틀을 강요받고 학습된 관점에 길들어져 있습니다. 프레임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사각지대(blind spot)를 만들어내고 선입견과 고정관념에 빠뜨릴 수 있는데도 허무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일정 영역 안에 머물러 있을 때 뇌가 안정감을 느끼고 에너지 소모를 극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경계선을 깨뜨리는 데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새해가 되면 올해는 변해야지 결심합니다. 변화는 프레임을 허무는 놀이입니다. 끊임없이 경계를 허물면 더 크고 다른 세상이 나타나겠지요. 안주하지 말고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의심해봐야 합니다. 새해에는 지하철에서 100% 앉아가기에 도전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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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br>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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