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실적이 부진한 생활가전사업부의 개발팀을 전면 개편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 산하 키친, 리빙 개발 그룹 등 2개 팀을 냉장고, 조리기기, 식기세척기, 의류케어, 청소기 개발 그룹 등 5개 팀으로 세분화했다.
개발팀 산하 소프트웨어 개발 그룹도 제품군별로 5개로 구분했다. 연초에는 영상디스플레이(VD)와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임원 6명을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으로 인사 발령했다.
생활가전은 삼성전자가 사실상 유일하게 아직 1위를 하지 못한 사업 분야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는 지난해 세탁기 유리문 깨짐 사고로 논란이 된 데 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실적이 악화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0월에는 무풍 에어컨, 비스포크 시리즈 등의 개발을 주도했던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이 사임하며 조직이 동요했다.
경쟁사인 LG전자는 2021년 미국 월풀을 제치고 사상 처음 연간 매출 기준 세계 1위를 달성했다. 글로벌 가전 시장은 TV 시장의 3배가 넘는 3400억달러 규모 시장이다.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직하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목표는 항상 1등"이라며 "생활가전 사업을 DX 부문의 성장동력이 되도록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비스포크 가전의 핵심 가치인 디자인, 지속 가능, 연결성의 3개 축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라며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에 인공지능(AI) 에너지 모드 적용을 가속하고, 인피니트 라인 같은 프리미엄 제품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선행 연구개발 조직인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가전 연구팀을 신설하고, 팀장에 이준현 생활가전사업부 선행개발팀 부사장을 선임했다. 삼성리서치 내에 생활가전 담당 조직이 만들어진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말에는 DX 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생활가전사업부 인력을 모집하며 일시금 2000만원 지급 등 파격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