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도 한은이 지난해 11월 전망한 1.7%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3.25%였던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인상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해 11월에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1.7%로 봤는데, 그 사이 지표를 볼 때 성장률이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주 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발표하는데, 그동안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많이 번졌고 반도체 경기 하락, 이태원 사태 등의 이유로 지표가 좀 나쁘다"며 "음(-)의 성장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전기 대비)은 1분기에 0.6%, 2분기 0.7%, 3분기 0.3%였다. 한은은 4분기에 소폭 마이너스 성장을 해도 연간 2.6%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올해 1분기에는 몇 가지 상방(上方) 요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재정의 조기 집행이 기대되고, 미국과 유럽의 성장률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코로나19 상황도 1∼2월이 지나면 확산 속도가 진정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1분기(성장률)는 지난해 4분기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수출 부진과 세계경제 둔화 등으로 올해 상반기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는 세계적 공통 현상이고, (우리나라는) 주요국 경기 침체 가능성보다 나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