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구당 평균 부채가 9000만원을 넘어섰다. 특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 주식에 투자하거나 집을 사들인 20대 청년층의 부채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1일 발표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 조사결과'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70만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가구당 평균 부채가 9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 중 금융부채가 전년보다 4.4% 증가한 6803만원, 임대보증금은 3.6% 늘어난 2367만원이다. 금융부채는 담보대출 5381만원, 신용대출 1008만원, 신용카드 관련 대출 71만원 등이었다. 금융부채 비중은 전체 가구 빚의 74.2%를 차지했다. 부채가 있는 가구 비율은 63.3%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29세 이하 가구주의 평균 부채는 5014만원으로 전년 대비 41.2% 증가했다. 전체 가구의 평균 부채 증가율보다 20대 청년층의 빚이 10배 넘게 가파르게 늘어난 것이다. 20대 다음으로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른 50대(6.8%)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20대의 부채가 급증한 것은 '빚투(빚내서 투자)'로 주식이나 부동산을 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청년층 부채의 대부분은 은행에서 빚을 낸 금융부채(4577만원)로 지난해보다 35.4% 늘었다. 임대보증금은 437만원으로 증가율이 158.6%에 이르렀다. 통계청은 "29세 이하의 경우 금융부채를 얻어서 전세 등 보증금을 끼고 집을 매매한 몇 가구가 발견됐다"며 "이러한 특성이 증가율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부채가 늘어난 20대의 살림살이는 고달팠다. 29세 이하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전년보다 7.9%포인트 상승한 37.1%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지난해보다 62.5%포인트 급등한 197.9%에 이르렀다. 은행에서 빌린 돈이 저축한 돈의 두 배라는 의미다. 조사 시점인 3월 이후 기준금리가 여섯 차례 인상된 점을 감안하면 청년층이 느끼는 부담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96배로 지난해보다 0.11배 포인트 증가했다.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 가구와 하위 20% 가구를 비교한 지표로 값이 클수록 불평등 정도가 커졌음을 의미한다. 소득 불균형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도 같은 기간 0.331에서 0.333으로 악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