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설립자인 에드윈 퓰너 박사가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가 제기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졸속 추진됐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퓰너 박사는 22일 국가미래전략원 초청으로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질서 변화와 경제안보' 주제 대담에서 "(해당 법안이) 일부 의원들과 보좌진들에 의해 하루 만에 만들어졌다"며 이런 입장을 내비쳤다.
1977년부터 2013년까지 헤리티지재단 회장을 지낸 퓰너 박사는 세계 정세와 국제경제, 아시아 문제의 권위자로 꼽힌다. 이날 대담에는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국가미래전략원 명예원장도 참석했다.
IRA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부여해 결과적으로 한국산 자동차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퓰너 박사는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과 싱크탱크가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공평성을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기까지 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냐'고 묻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퓰너 박사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무게감과 위상이 과거와 달려졌음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한국이 참석한 사실을 언급하며 "한국이 보조적 역할이 아닌 세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국 방산업체가 폴란드와 대규모 전차·전투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점에 대해서도 "신뢰받는 국제적 무기 공급자라는 한국의 새로운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국은 (국제안보·방산 등에서) 선두 반열에 올라섰다"고 진단했다.
한국을 둘러싼 국제정세와 관련해선 향후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주목했다. 퓰너 박사는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도, 현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거대한 전략적 과제"라며 "과거와 같은 전략적 모호성은 미국에도 한국에게도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