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과 내달 면담…ARM은 그간 삼성의 인수 대상업체 거론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삼성전자와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간의 전략적 협력 가능성을 거론했다. 손정의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다음달 서울에서 만날 예정이다.
경제 전문 블룸버그통신은 22일 손정의 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 산하 ARM 간 제휴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손 회장은 "이번 방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삼성과 ARM 간 전략적 협력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소프트뱅크 대변인이 전했다.
ARM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반도체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유력한 인수·합병(M&A) 대상 후보군으로 거론돼왔다.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ARM을 2020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400억달러에 매각하려다가 영국 등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올해 초 무산됐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ARM 매각 대신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왔다.
손 회장의 메시지는 전날 이재용 부회장의 ARM 언급 이후 나왔다. 이 부회장은 ARM 인수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다음 달 손정의 회장께서 서울에 오실 것"이라며 "아마 그때 무슨 제안을 하실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ARM을 인수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엔비디아의 인수가 무산된 것처럼 독과점을 우려하는 각국 규제당국의 인수 승인 가능성이 희박하고, 반도체 업계 경쟁사들의 견제가 심하기 때문이다. 100조원에 가까운 인수가격도 삼성전자 혼자 부담하기는 벅차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ARM의 소수 지분을 취득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거나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 퀄컴도 ARM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