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8.2%, 석유류 35.1% 각각 올라 상승 주도
농·축·수산물 7.1% 오르고 외식 등 서비스도 덩달아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로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기름값 상승세는 둔화했지만, 외식비와 농·축·수산물, 공공요금이 크게 오른 결과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년 100 기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환율이 급등한 여파로 물가가 가파르게 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상승률이 6월(6.0%)에 이어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한 것도 1998년 10월(7.2%),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에 진입한 뒤 올해 3월(4.1%), 4월(4.8%)에 4%대로 올라섰다. 이어 5월 5.4%, 6월 6.0%로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물가상승률은 5%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7월 물가는 공업제품(물가상승 기여도 3.11%포인트)과 개인 서비스(1.85%포인트)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공업제품은 가공식품이 8.2%, 석유류가 35.1% 오르면서 평균 8.9% 올랐다.
석유류는 경유(47.0%), 휘발유(25.5%), 등유(80.0%), 자동차용LPG(21.4%)가 일제히 큰 폭으로 올랐다. 그래도 석유류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6월(39.6%)보다 상승폭이 둔화했다.
가공식품은우 특히 빵(12.6%)의 가격 상승폭이 컸다. 개인 서비스는 평균 6.0% 올라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생선회(10.7%), 치킨(11.4%) 등 외식이 8.4% 올랐고 보험서비스료(14.8%) 등 외식 외 개인서비스도 4.3% 상승했다.
통계청은 외식비 상승에 대해 "국제 곡물 가격 상승 등 재료비 인상,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에 따른 외부활동 증가와 대면 서비스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0.4%로 내려갔던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7.1%로 다시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채소류가 25.9% 상승했다. 배추(72.7%), 오이(73.0%), 상추(63.1%), 파(48.5%) 가격이 급등했다.
돼지고기(9.9%), 수입 쇠고기(24.7%) 등 축산물도 평균 6.5% 올랐다. 수산물은 평균 3.5% 상승했다.
공공요금도 전기·가스·수도가 15.7% 상승하며 6월(9.6%)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공공요금 상승률도 조사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7.9% 올라 1998년 11월(10.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