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불안 커지자 기업 신뢰 회복위해 승부수 던져
철거와 준공까지 70개월 소요되고 3750억원 더 투입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해당 201동을 포함해 8개 동 전체를 전면 철거한 뒤 재시공하기로 했다. 화정아이파크는 1, 2단지 8개동 847가구가 오는 11월 30일 입주할 예정이었다. 사고 이후 넉 달 가까이 공사가 중단된 데다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기로 함에 따라 입주는 상당 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정몽규 HDC 회장은 4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입주예정자의 요구에 따라 화정동 아이아크 8개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짓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4개월 동안 피해 보상을 위한 대화를 이어왔으나 입주 예정 고객의 불안감이 커져 왔고, 회사 또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기업가치와 회사에 대한 신뢰 또한 회복이 더뎌지고 있다"며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당초 지난 1월 붕괴사고 직후 기자회견에서 "201동은 철거 후 재시공하지만, 나머지 동에 대해서는 구조 안전점검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하겠다"고 밝혔었다.
현대산업개발은 철거 후 준공까지 70개월(5년10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철거와 재시공에 따른 건축비와 입주 지연에 따른 주민 보상비까지 추가로 투입될 비용은 약 3750억원으로 추산했다.
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아이파크 재시공과 보상비 등으로 1754억원의 비용을 지난해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다. 올해부터 추가로 2000억원을 비용 처리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아파트가 도심 한가운데 들어서 폭파 방식 철거가 어렵다고 보고 8개동 전체 구조물을 상층부터 한 층씩 해체하는 '탑다운' 방식의 철거를 선택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