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곡물·광물 등 수입가 급등 탓…'만성 적자' 경고음 커져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공 행진하면서 무역수지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4월 수출이 역대 4월 중 최대를 기록했지만, 에너지 수입이 가파르게 늘면서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고, 적자 폭도 더 커졌다. 올 누적 적자액이 65억달러를 넘어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지난해 4월보다 12.6% 증가한 576억9000만달러, 수입은 18.6% 늘어난 603억5000만달러였다. 이로써 수출입차인 무역수지는 26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3월(1억1500만달러 적자)에 이어 두 달 연속 적자 행진이다.
무역수지는 올해 1월 47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2월에 8억9000만달러의 '반짝 흑자'를 냈다. 하지만 3월부터 다시 적자 행진을 이어갔고, 적자 폭이 확대됐다. 올 수입액은 지난해 6월부터 수출액을 넘어서는 증가세가 이어졌다. 농산물과 각종 광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특히 에너지 수입액이 급증하면서 전체 수입액을 확대시켰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작년 동기 대비 77억2000만달러 많은 148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정부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 감소로 4월 에너지 수입물량이 1∼3월보다 줄면서 수입액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가스의 경우 수입 물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데도 수입액이 전월보다 26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석탄도 1000만달러 줄었다. 하지만 원유는 단가 상승이 수요감소 효과를 넘어서면서 오히려 13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로 인해 전체 에너지 수입액은 전월 대비 13억6000만달러 감소에 그쳤다.
에너지 가격 동향을 보면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지난해 4월 배럴당 62.92달러였던 것이 올해 4월 102.82달러로 63% 올랐다. 같은 기간 석탄(호주탄)은 t당 91.8달러에서 322.6달러로 251% 상승했다. 가스(JKM)도 mmbtu(열랑 단위)당 6.08달러에서 37.45달러로 516% 폭등했다.
에너지뿐만 아니라 농산물 수입액도 역대 최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무역수지를 위협하고 있다. 4월 중 농산물 수입액은 24억1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인 올 3월(24억5000만달러)에 근접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북미·아르헨티나 지역의 가뭄,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에 따른 파종 차질 등 세계 주요 곡창지대의 잇따른 악재로 밀, 옥수수 등의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이밖에도 탄소중립(0) 정책에 따른 수요 증가와 에너지 가격 급등발(發) 전력난에 따른 공급 축소로 알루미늄,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이 치솟아 수입액이 확대됐다. 알루미늄 괴와 구리 광의 4월 수입액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26.1%, 53.5%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