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00BTU 값 사흘사이 8.8% 올라
중국ㆍ 일본ㆍ 한국 '세계 1∼3위' LNG 수입국으로 맹추위 촉각
겨울철로 접어든 북반구에 영하 40도를 밑도는 북극 한파가 몰아치면서 천연가스와 석유 등 난방 연료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에 한동안 주춤하던 에너지 가격이 다시 요동쳤다.
인구밀집 지역으로 에너지 수요가 많은 동북아 3국과 북미 지역에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냉기가 중국 대륙을 덮치면서 지난 24일 헤이룽장성의 기온은 영하 48도까지 떨어졌다. 한파 전선이 남하하면서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수도 베이징은 물론 상하이와 항저우 등 중국 남부 지역까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
중국과 인접한 한국과 일본도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면서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쳤다. 25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5.5도를 기록했고, 좀처럼 영하권으로 떨어지지 않는 일본 도쿄도 27일 영하 2.2도를 기록했다. 도쿄의 12월 최저기온이 영하 2도 밑으로 내려간 것은 45년 만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북미 지역에도 북극 한파가 몰아쳤다. 캐나다 CBC 방송에 따르면 북극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엄습한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이번 주 중반까지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맹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캐나다를 얼어붙게 한 북극 한파는 미국 서부 지역도 강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6일 시애틀 최저기온이 영하 6.7도로 떨어지면서 1948년 세웠던 최저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워싱턴주 북서부 빌링햄도 영하 12.8도로 1971년 세운 역대 최저기온 기록이 깨졌다. 오리건주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에너지 수요가 많은 동북아 3국과 북미 지역에 한파가 몰아치자 한동안 잠잠하던 천연가스와 국제유가가 다시 올랐다. 중국, 일본, 한국은 세계 1∼3위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이고, 미국과 캐나다도 에너지 소비가 많은 나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7일 미국 천연가스 선물은 100만BTU(열량단위)당 4.060달러에 장을 마쳤다. 24일 종가인 100만BTU당 3.731달러보다 8.8% 올랐다.
국제유가도 덩달아 올랐다. 2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41달러(0.5%) 오른 배럴당 75.98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2월물 브렌트유는 0.34달러(0.4%) 상승한 배럴당 78.94달러로 집계됐다.
이날까지 국제유가는 5거래일 연속 올랐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내년 브렌트유가 배럴당 125달러까지 오르고, 2023년에는 15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