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3:10 (토)
[이필재의 CEO 스토리] 박태훈 왓챠 대표㊤토종OTT의 자부심
[이필재의 CEO 스토리] 박태훈 왓챠 대표㊤토종OTT의 자부심
  • 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 jelpj@hanmail.net
  • 승인 2022.01.0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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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펀딩 못 받아 고전…"넷플릭스보다 '고객성향' 잘 맞춰"
21세기는 데이터가 석유 버금가는 가치…비즈니스의 새 기회
지난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10% 성장,매출 344억 원 달성
박태훈 대표(오른쪽)가 이끄는 왓챠는 토종 OTT(Over The Top) 서비스이다. 넷플릭스처럼 온라인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이다. 사진,자료=왓챠/이코노텔링그래픽팀.
박태훈 대표(오른쪽)가 이끄는 왓챠는 토종 OTT(Over The Top) 서비스이다. 넷플릭스처럼 온라인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이다. 사진,자료=왓챠/이코노텔링그래픽팀.

왓챠는 토종 OTT(Over The Top) 서비스이다. 넷플릭스처럼 온라인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이다. 왓챠는 구독 서비스이기도 하다. OTT는 커머스(상거래)가 아니라 매월 요금을 결제하는 서비스다. 이 회사는 2011년 가을 프로그램스라는 스타트업으로 출범해 이듬해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현 왓챠피디아)를 먼저 출시했다.

그 후 2016년 OTT 서비스 왓챠플레이(현 왓챠)를 선보였다. 왓챠는 말하자면 비디오테이프가 엄청나게 많은 온라인 비디오 대여점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오프라인 비디오 대여점과 다른 것은 주인이 손님의 취향을 파악해 최적화된 영화를 추천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OTT 시장의 최강자 넷플릭스가 같은 해 국내시장에 진입했다. 왓챠는 예고된 넷플릭스 돌풍 탓에 제대로 펀딩을 못 받아 고전을 했다. 이 회사 박태훈 대표는 그런데도 "별점을 바탕으로 서비스 하는 우리가 넷플릭스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큰소리 쳤다.

지난 상반기 왓챠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0% 성장해 약 34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설립 후 9년 간 연 평균 190% 정도 성장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성장률이 더 높아진 셈이다. 지난해 초 50명이던 구성원은 200명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성장했지만 창작물의 다양성은 줄어들 위험이 있습니다. 콘텐츠 업계는 여전히 어려워요."

박 대표는 어려서 PC통신 시대부터 '컴퓨터에 미친 아이'였다. '호기심 천국'이기도 했던 그는 서울과학고 조기 수료 후 입학한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중퇴했다. 일찍부터 '사람마다 관심사와 취향이 다른데 포털 등 온라인 서비스는 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정보를 제공할까' 하는 문제의식을 느꼈다. 군복무 대신 넥슨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한 후 그는 창업을 했다. 그 시절엔 야근 후 찜질방 비용을 아끼려 사무실 바닥과 차에서 자기도 했다. 2년여 전 인터뷰 때 그는 "2300원짜리와 2100원짜리 도시락 사이에서 어느 것을 먹을까 10분 간 고민한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여름 그는 글로벌 3대 필름마켓인 칸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 초청받아 아시아 스트리밍 사업자 중 유일하게 발표를 했다. 독립적으로 OTT 서비스를 하는 업체는 세계적으로 넷플릭스와 왓챠…뿐이다. 나머지는 방송사, 영화사, 통신사 등이 투자해 만든 플랫폼이다.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 왓챠피디어가 왓챠의 기반이다. 독보적인 경쟁력은 양질의 데이터와 개인화된 추천 기술이다.

"넷플릭스보다 우리가 고객을 더 잘 안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이메일 주소를 제외하면 성별·나이·주소 등의 가입자 정보는 전혀 몰라요. 사실 알 필요도 없습니다. 이런 개인정보는 당사자의 취향과는 무관한 것들이기 때문이죠. 단적으로 동창, 직장 동료 등 인구사회학적 정보가 유사하다고 취향도 같은 건 아니죠."

왓챠는 영화에 대한 평가 데이터를 근거로 아직 안 본 영화에 대해 나의 예상 별점을 매겨 준다. 별점 평가에 대한 보상이 없고 일반 온라인 투표처럼 평균 별점에 불과한 경쟁사 시스템과 달리 왓챠는 나의 '예상 별점'이라는 가치를 고객에게 보상해 준다. 뷔페 식당에 비유하면 다양한 음식 중 개인의 취향에 맞춰 셰프가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추천해 주는 격이다.

박 대표는 "나보다 내 취향을 더 잘 아는 것 같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고 귀띔했다. 예상 별점의 정확도에 대해서는 넷플릭스보다 36%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빅 데이터 등 데이터는 '새로운 오일'이라고 합니다. 21세기는 데이터가 석유에 버금가는 가치가 있는 시대라는 거죠. 미래는 산업적·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데이터를 누가 갖고 있고, 이 데이터를 누가 분석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드느냐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왓챠는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를 예능, 도서로도 확장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착수했다. 단편 영화, 예능, 웹드라마 등이다. 프로야구팀 한화 이글스의 다큐멘터리도 촬영 중인데 올 1분기에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10년 안에 지구적으로 1억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는 게 목표 중 하나입니다. 특히 동남아에선 한국 콘텐츠를 매우 선호해 동남아 서비스를 시작하면 아시아 1등 OTT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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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 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 중앙일보 경제부를 거쳐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월간중앙 경제전문기자, 이코노미스트ㆍ포브스코리아 경영전문기자, 이코노미스트 인터뷰 전문기자 등을 지냈다.
<최고가 되려면 최고에게 배워라-대한민국 최고경영자들이 말하는 경영 트렌드>, <CEO를 신화로 만든 운명의 한 문장>, <아홉 경영구루에게 묻다>, <CEO 브랜딩>, <한국의 CEO는 무엇으로 사는가>(공저) 등 다섯 권의 CEO 관련서 를 썼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잡지교육원에서 기자 및 기자 지망생을 가르친다. 기자협회보 편집인,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이사로 있었고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초빙교수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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