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기혼 여성 10명 중 6명은 자녀 돌봄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여성이 거의 전적으로 돌봄을 책임지는 경우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19일 진행한 '2021 여성가족패널 학술심포지엄'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이후 기혼취업 여성의 삶의 변화가 스트레스 및 직무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공개했다.
논문에서 김은하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등 연구진은 여성가족패널 8차 조사자료를 활용해 코로나19가 기혼여성 근로자 여성의 삶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여성가족패널 조사는 여성의 삶과 가족구조, 일자리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06년부터 구축한 전국 규모 조사다.
여성가족패널 8차 조사에 참여한 표본은 2229가구로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코로나19가 미치는 영향에 따른 여성의 삶의 변화를 측정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8차 조사에 참여한 가구의 정규직 비중은 여성 61%, 남성 91%였다. 월평균 소득은 여성 200만원, 남성 388만원으로 188만원의 차이가 있었다. 주당 평균 돌봄 시간은 여성의 경우 '2시간 미만'(76.2%)이 가장 많은 반면 남성은 '10분 미만'(68.8%)이 다수였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도 여성과 남성의 가사노동 및 돌봄 노동 간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성의 삶의 변화를 보면 가사노동 시간이 증가했다는 응답자가 37%였다. 돌봄 노동의 변화에 대해선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는 응답이 61.7%를 차지했다.
또한 응답자의 89.8%는 코로나19 사태 당시 가장 어린 가구원을 돌본 사람이 '자녀의 어머니'라고 답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자녀 돌봄 부담의 책임은 여전히 여성에게 국한됐고, 젠더화된 한국 가정의 돌봄과 가사노동이 코로나19 이후 더 악화한 것을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연구진은 나아가 젠더화된 돌봄 부담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확대됐고, 이는 여성의 스트레스와 직무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돌봄 부담의 증가와 관련해 국가와 직장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 및 정책의 유연성,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및 공동육아에 지원 확대 등 정책이 긴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