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조사결과, 64%"먹고살기 위해"…생계형 청년늘어
최근 10년 사이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증가 속도가 임금근로자 증가 속도를 추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구직자가 원하는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시간제 일자리를 선택하는 것으로 그만큼 고용의 질이 악화되었다는 방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통계청 데이터를 통해 2010~2020년 생산가능인구(15~64세) 기준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의 연평균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3.6%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전체 임금근로자의 연평균 증가율(1.3%)보다 2.8배 높은 것이다.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는 2010년 77만2000명에서 2015년 85만3000명으로 늘었다가 2016년 79만8000명으로 줄었다. 2017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해 2020년 110만4000 명으로 불어났다.
한경연은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인상률 2018년 16.4%, 2019년 10.9%)됨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경기 불황에 따른 고용여력 악화로 시간제 근로가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50대 이상이 2010년 23만8000명에서 2020년 48만7000명으로 연평균 7.4%씩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청년층(15~29세)이 20만3000명에서 30만9000명으로 연평균 4.3%씩 증가했다. 30대는 11만6000명에서 12만5000명으로 0.8%씩 늘었다. 이와 달리 40대는 21만5000명에서 18만3000명으로 1.6%씩 감소했다.
한경연은 청년의 경우 극심한 취업난 때문에, 50대는 조기·희망 퇴직 등에 따라 시간제 근로로 내몰렸다고 분석했다.
2020년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10명 중 6명(63.8%)은 당장의 수입 때문에 일자리를 구한 '생계형'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의 사유를 보면 '생활비 등 당장의 수입이 필요함'이 2010년 58.7%에서 2020년 63.8%로 가장 큰 폭(5.1%포인트)으로 증가했다.
이어 '원하는 분야 또는 경력에 맞는 일자리 없음'이 15.1%에서 18.5%로 3.4%포인트 많아졌다. '학업·취업준비 병행'과 '육아·가사 병행'은 각각 3.7%포인트, 3.1%포인트 감소했다.
생계형 시간제 근로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특히 청년층이 2010년 5만7000명에서 2020년 15만4000명으로 연평균 10.4%씩 늘면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50대 이상이 연평균 7.5%씩 늘었다. 구직기간이 길어지면서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를 충당하는 청년들이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높다. 전체 시간제 근로자 중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2020년 기준 한국이 49.3%로 OECD 평균(21.0%)보다 2.3배 높았다. 이탈리아 64.5%가 가장 높고 그리스 62%, 스페인51.9%에 이어 한국은 OECD 33개국 중 4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