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 이전 가상공간서 디지털화폐 제조~대금 결제과정 테스트
한국은행이 8월부터 실시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용역 사업체로 카카오 계열 블록체인 기술기업인 그라운드X가 선정됐다.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중앙은행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화폐를 일컫는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20일 공개된 CBDC 사업 개찰 결과 그라운드X(95.3754점)가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플러스(92.7182점)를 2.6572점 차이로 누르고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SK(주) C&C는 89.8163점으로 3위였다.
한국은행이 당장 CBDC를 발행해 상용화하는 것은 아니고, 가상공간에서 CBDC 제조에서 대금 결제까지 과정을 테스트함으로써 CBDC의 활용 가능성을 점검한다. 이번 모의실험은 CBDC 기본 기능 점검과 CBDC를 활용한 확장 기능 및 개인 정보 보호 문제 등 2단계로 이뤄지며, 사업 기간은 내년 6월까지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핵심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와 미국 블록체인 기업인 컨센시스, 컨설팅 기업 KPMG, 삼성SDS 자회사인 에스코어, 블록체인 스타트업 온더 등과 함께 이번 사업을 진행한다.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클레이'를 발행해 운영해온 경험 등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라운드X는 CBDC 사업을 위해 자체 개발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프라이빗 버전을 개발해왔다. 그라운드X는 "한국은행의 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을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최고의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달 안에 그라운드X와 계약한 뒤 8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한다. 그라운드X와 협력사들은 CBDC의 활용성과 관련해 정보기술(IT) 시스템의 안정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클라우드 환경에서 동작하는 CBDC 모의실험 환경을 조성한다. CBDC 보유 현황과 거래 내역 등을 기록하는 원장(ledger)은 분산원장 방식으로 관리한다.
올해 말까지 진행되는 1단계 사업에서 분산 원장 기반 CBDC 모의실험 환경, 발행·유통·환수 등 기본 기능에 대해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한다. 내년 상반기 2단계 사업에선 중앙은행 업무 확장, 오프라인 결제, 디지털 자산 구매 등 확장 기능을 비롯해 개인정보 보호 강화 기술 등 신기술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