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슈퍼앱 통한 한국 여행·레저 산업혁신 선두 주자 평가
국내 1위 여행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가 재일교포 3세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에서 2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비전펀드의 한국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로는 쿠팡(약 3조35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야놀자는 오는 2023년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야놀자는 15일 소프트뱅크그룹 비전펀드Ⅱ에서 2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비전펀드는 야놀자 지분 25%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된다. 벤처캐피털(VC) 등 기존 주주의 지분 인수에 1조원, 신주 인수에 1조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선 비전펀드의 투자 규모를 1조원 정도로 예상했는데, 야놀자는 두 배에 이르는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문규학 소프트뱅크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 매니징 파트너는 "야놀자는 인공지능을 앞세운 여가 슈퍼앱 전략을 통해 한국의 여행·레저 산업을 혁신하는 선두 주자"라며 "새로운 시장 확장과 여행·레저 산업 혁신을 이끌기 위해 야놀자와 협력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이번 투자 유치금을 기술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발빠른 디지털 전환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접객시장에서 여행 플랫폼 강자로 올라선다는 구상이다. 5월 선보인 검색 추천 서비스인 야놀자 앱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야놀자 창업자인 이수진 총괄대표는 흙수저 출신 경영자다. 네 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고, 여섯 살 때에는 어머니가 집을 떠나 농사를 짓는 할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실업계 고교와 지방 전문대를 나온 뒤 숙식이 해결되는 일자리를 찾다가 취직한 곳이 모텔이었다.
이수진 대표는 2004년 온라인 커뮤니티 '모텔 이야기'를 개설해 모텔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을 적어 올렸다. 이 커뮤니티가 입소문을 타면서 1년 만에 가입자 수 1만 명을 넘어섰다. 구인·구직 정보가 오가는 등 모텔업 종사자 간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사업 기회를 엿본 이 대표는 2005년 당시 회원 수 20만인 '모텔투어' 커뮤니티를 인수해 이용자와 숙박시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사업을 확장해 2011년 내놓은 것이 야놀자다. 야놀자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기술과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통해 숙박, 레저, 교통, 레스토랑 등 통합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