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부문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아울러 배터리 사업 부문의 미국 나스닥 상장과 국내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분사에 이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분사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최고경영자(CEO) 김준 총괄사장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는 '스토리 데이(Story Day)' 행사에서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자공시시스템에 배터리 사업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을 올림으로써 공식화했다.
김준 총괄사장은 "배터리 사업 성장을 위해 상당히 많은 자원이 들어가는데, 재원조달 방안의 하나로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며 "물적 분할 방식이 될지, 인적 분할이 될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배터리 사업 분할은 기업공개 시점과 연계해 탄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이 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 기업공개를 하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괄사장은 "배터리 사업 분할이 이뤄지면 SK이노베이션은 순수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된다"며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 등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터리 사업의 미국 나스닥 상장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고민 중인 사안"이라면서 "주 사업 기반이 있는 지역에서 상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데, 나스닥 상장이나 국내 동시 상장도 옵션으로 놓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괄사장은 신사업 성장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 산하 자회사들의 지분 매각, 합작사 설립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 지동섭 배터리 사업 대표는 배터리 사업 분사에 대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지동섭 대표는 "배터리 생산시설 증설 속도가 빨라 전체적으로 많은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매년 2조∼3조원 수준 투자가 집행되는데, 향후 투자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배터리 사업 입장에서는 (분사를)빨리 하면 좋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