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매의 지분 합치면 60%달해…신임 대표에 막내 구지은
식품업체 아워홈의 구본성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권을 노리는 동생 구미현·명진·지은 세 자매의 공격으로 해임됐다.
아워홈은 4일 주주총회에 이어 이사회를 열어 구지은 대표 측이 상정한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신임 대표이사로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주총은 구지은 대표가 제안한 신규이사 선임안과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 등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아워홈의 이사 수는 종전 11명에서 구지은 대표 측 인사 21명이 더해지면서 총 32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이사회의 과반을 반(反) '구본성 연대'가 차지했다.
구지은 대표는 주총 직후 입장문을 내 "새로 아워홈을 맡게 됐다. 이 선택이 곧 더 나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전 직원이 공감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몇년 동안 아워홈은 과거의 좋은 전통과 철학을 무시하는 경영을 해왔다"며 "신임 대표로서 아워홈을 빠르게 되살리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아워홈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삼남인 구자학 회장이 1984년 식자재 공급 사업을 위해 세웠다. 구자학 회장은 4명의 자녀를 두었다. 직전 대표였던 구본성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씨, 차녀 구명진 캘리스코 대표, 삼녀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다.
아워홈의 최대 주주는 지분 38.56%를 보유한 구본성 부회장이다. 그러나 구미현(19.28%)·명진(19.6%)·지은(20.67%) 세 자매의 지분을 합치면 59.55%로 구 부회장보다 20.99%포인트 많다.
구지은 대표는 2004년 아워홈 입사 이후 4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했다. 그런데 구본성 부회장이 2016년 경영에 참여하면서 밀려났다. 이후 '사보텐'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캘리스코 대표로 이동해 구 부회장과 갈등을 빚어왔다.
장녀 구미현씨는 2017년 아워홈 경영권 분쟁 때 오빠인 구본성 부회장 편에 섰다. 하지만 이날 주주총회에선 반기를 든 구지은 대표 손을 들어주었다.
캐스팅 보트를 쥔 구미현씨의 구지은 대표 지원에는 구본성 부회장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구 부회장은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운전자를 다치게 한 혐의로 전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아워홈이 지난해 상반기 148억원의 순손실(연결 기준)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악화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