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자재부터 주식, 비트코인까지 대부분 자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글로벌 시장이 거품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고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다양한 자산이 한꺼번에 오르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100년 전 '광란의 20년대(Roaring '20's)'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목재 가격은 역대 최고로 치솟았고, 미국의 주택 매매 건수는 부동산 거품 붕괴 직전인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증시도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 프랑스, 호주 등의 대표 주가지수는 올해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특히 미국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올해에만 각각 23번, 21번 신고점을 경신했다.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은 사상 첫 6만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심지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장난삼아 만든 도지코인까지 폭등했다.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은 다양한 자산시장이 동시에 들썩이는 것은 100년 전 '광란의 20년대'(Roaring '20's)와 비슷하고, 기술주 고평가 현상은 20여년 전 '닷컴버블'과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과거 버블과의 '데자뷔'에 다수 투자자는 대규모 조정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1980년대 일본의 자산거품 붕괴와 2000년 닷컴버블 붕괴를 예측한 유명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은 WSJ에 "이번 상황은 우리가 과거 겪었던 다른 어떠한 버블과도 다르다"며 "과거 버블은 경제 여건이 완벽에 가까워 보일 때 일어났지만, 이번에는 경제가 어려운 상태에서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치솟기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탄탄한 경제 성장이 견인한 과거 호황기 때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올려 거품을 터뜨리는 역할을 자임한 반면, 현재 Fed는 '저금리가 자산 거품을 키운다'는 개념 자체를 부인한다고 WSJ는 분석했다. Fed는 현재의 제로(0)금리를 2023년까지 유지할 방침이고, 조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는 수조 달러의 천문학적 재정 지출로 시장에 돈을 푸는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