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웹 만화 플랫폼 네이버웹툰이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을 전초기지로 삼아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로 가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이를 위해 달러화 채권의 추가 발행을 고려하고 있으며, 네이버웹툰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박상진 CFO는 "사업 기회를 찾고 자산을 보완하기 위해 유능한 파트너도 만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네이버웹툰이 당장 추가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내 사업이 좀 더 안착하고 미국 투자자들에게 알려지면 상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네이버는 올해 초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는 등 콘텐츠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섰다. 웹소설, 웹툰 등 원천 지식재산(IP)을 통해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 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전 세계 왓패드 이용자 9000만명과 네이버웹툰 7200만명을 단순 합산하면 매달 1억6000만명이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웹소설과 웹툰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한편 한성숙 네이버 대표,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알렌 라우 왓패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북미 테크 컨퍼런스 '콜리전 컨퍼런스'에 나와 네이버 콘텐츠 사업 비전을 소개했다. 콜리전 컨퍼런스는 매년 4만명 이상 관람객이 참관하고 1250여개 스타트업, 1000여 명 이상의 투자자가 참석하는 행사다.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웹툰과 왓패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토리텔링 창작자와 사용자가 모이는 플랫폼"이라며 "이들 플랫폼에는 소수의 베스트셀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이 다양한 나라의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구 대표는 "스토리텔링 콘텐츠의 핵심은 다양성에 있다"면서 "창작의 허들을 낮춰 작품의 다양성은 더 커질 것이고 다양한 작품 속에서 보석 같은 슈퍼 IP를 찾아 선보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웹툰은 아마추어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과 이들이 프로로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을 갖춰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특성을 갖는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수많은 아마추어 작품이 프로 콘텐츠로 진화하고 많은 구독자와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서비스에 콘텐츠 추천 등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렌 라우 CEO는 "왓패드와 네이버웹툰은 매달 1억6000만명의 사용자가 이용한다"며 "두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움직임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수가 아니라 전 세계 사용자들이 검증한 콘텐츠가 지속해서 나올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 2차 저작물들도 이어질 것"이라며 "왓패드에 올라오는 수많은 작품은 영화·TV 드라마 등으로 제작됐으며 올해도 9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