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기업공개(IPO) 일정을 밟기 시작했다. 은행업의 증시 상장은 1994년 기업은행 이후 27년만이다.
한국거래소는 카카오뱅크가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15일 밝혔다. 통상 거래소의 상장 심사기간은 2개월 정도다. 심사 지연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6월 중하순에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할 전망이다.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 등을 거쳐 공모 청약을 받게 된다.
업계는 이르면 7월 코스피에 입성할 것으로 관측한다. 카카오뱅크 IPO는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가 대표 주관사를 맡았고,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공동 주관사다.
카카오뱅크는 2016년 1월 설립된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카카오가 지분 31.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17년 7월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6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226억원으로 이자 부문 뿐 아니라 비이자(수수료) 수익 부문도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당기순이익은 1136억원으로 전년대비 8배 이상 늘었다.
올해 3월 말 기준 수신은 25조3910억원, 여신은 21조6050억원 규모다. 이용자수는 1600만명을 넘어섰다. 자산규모로 볼 때 전북은행을 넘어 광주은행 수준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겠다"며 "모바일뱅킹의 사용자 경험 뿐 아니라 수십년간 국내 금융권의 취약 영역으로 꼽혔던 중금리, 중저신용자 혁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에는 출범 이후 첫 기업금융 분야에도 도전한다. 전국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손잡고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한다. IPO 이후에는 비대면 모바일 주택담보대출도 선보일 예정이다.
15일 장외거래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주당 거래가격은 8만5천500원, 발행 주식수를 고려한 단순 시가총액은 34조8천억원 수준이었다. 투자은행 업계는 카카오뱅크의 상장 이후 시가총액을 10조∼20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