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은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금융교육 절실
우리나라 성인들의 금융 이해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0개국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절반 이상이 재무 목표를 두지 않았고, 특히 청년층은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금융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 전 국민 금융 이해력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6.8점으로 OECD 10개국 평균(2019년 조사) 62점보다 높았다. 비교 대상국은 독일·이탈리아·오스트리아·포르투갈·폴란드·헝가리·체코·슬로베니아·에스토니아·콜롬비아 등 10개국이다.
금융 이해력은 ▲금융지식(합리적 금융생활을 위해 갖춰야 할 지식) ▲금융행위(건전한 금융·경제생활을 위한 행동양식) ▲금융태도(현재보다 미래를 대비하는 의식) 3개 분야에 걸쳐 측정되고, 금융 이해력 종합점수는 국제기준(OECD)에 따라 산출된다. 지난해 국내 조사는 8월 10일부터 10월 30일까지 전국 만 18∼79세 개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2018년 조사 결과(62.2점)와 비교해 2년 새 한국인의 금융 이해력 점수는 4.6점 높아졌다. 2018년 조사에선 OECD 평균(2015년 조사 64.9점)을 밑돌았었다. 한은은 "주식투자 붐 등으로 금융·경제 관련 기사에 관심이 높아지고, 학생들까지 손쉽게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금융 이해력 3개 항목 가운데 금융지식 점수(73.2)는 2018년(65.7)보다 7.5점 높아졌다. 설문 대상자들은 이자 개념(93.1점), 위험과 수익간 관계(87.3점), 인플레이션의 의미(80.2점) 등을 상대적으로 잘 알고 있는 반면 복리 개념(39.5점)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금융행위 점수도 2년 사이 59.9점에서 65.5점으로 5.6점 높아졌다. 적극적 저축활동(97점), 가계수지 적자 해소(9.14점) 등에서 점수가 높았지만, 신중한 구매(54.7점)와 평소 재무상황 점검(52.4점) 등이 취약했다.
특히 미래 대비와 관련된 금융태도 점수(60.1)는 2018년(61.3)보다 1.2점 떨어졌다. 이 부문에서 OECD가 권고하는 최소 목표점수(60.1점)에 이른 응답자 비중은 39.9%에 그쳤다.
부가 질문에서 "장기 재무목표를 갖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42.4%로 절반을 밑돌았다. "은퇴 준비에 자신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4.2%에 불과했다.
'소득 상실시 생계비를 감당할 수 있는 기간'은 ▲1개월 미만 10.6% ▲1∼3개월 26.1% ▲3∼6개월 21.3% ▲6개월 이상 37.9%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62%는 소득이 당장 끊기면 6개월 이상 버티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청년층(18∼29세)의 경제·금융 차원의 미래 준비가 부족했다. 청년층의 34.2%는 '저축보다 소비 선호'에 동의해 반대 비율(26%)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