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들 "수습이 주말 넘기면 부품 등 수입에도 영향커"홍해 쪽 이용방안 검토
초대형 컨테이너선 좌초로 인한 수에즈 운하 통행 마비로 이집트 등 중동 지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수출도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현지에 진출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과 의료 업체들은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지중해 쪽 알렉산드리아항과 수에즈 운하를 거쳐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파나마 선적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호가 좌초한 지 25일로 사흘째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사고 수습이 주말을 넘길 경우 부품 등 수입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임시로 홍해 쪽 소크나 항구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경제성을 고려할 때 비효율적이라서 고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3일 오전 파나마 선적 초대형 컨테이너션 에버 기븐호가 수에즈 운하 중간에서 좌초하면서 운하 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에 따르면 선체 길이 400m, 폭 59m, 무게가 22만4천t인 이 선박은 운하의 151㎞ 마크에서 물길을 막은 채 멈춰서 있다. 이 때문에 지중해 쪽 사이드항, 홍해 쪽 수에즈항과 운하 한가운데 그레이트비터호수에는 150척의 선박이 정박한 채 물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SCA는 8척의 예인선을 투입해 선체를 수로와 평행한 방향으로 미는 한편, 평형수를 빼 배를 가볍게 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컨테이너선이 워낙 커서 원상 복구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수에즈 운하에선 2008년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1만2천t급 영국 선박이 전기 장치 문제로 항로를 이탈해 수로를 막았는데, 복구 작업에 4일이 걸렸다. 2017년에는 OOCL 저팬의 컨테이너선이 몇 시간 동안 수로를 막았고, 2004년에는 유조선 트로픽 브릴리언스 호가 좌초해 사흘간 운하 통행이 마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