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취업은 63만명이나 감소…60대 빼고 모든 연령대에 한파
코로나19 사태가 지난해 고용시장에 미친 충격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컸다. 취업자 감소폭이 21만8천명으로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는 2690만4천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8천명 감소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127만6천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연간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8만7천명) 이후 11년 만이다. 취업자 감소는 1998년과 2009년 외에 오일쇼크가 덮친 1984년(-7만6천명), 카드대란이 벌어진 2003년(-1만명) 등 4차례 있었다.
지난해 취업자는 60세 이상(37만5천명)을 제외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특히 경제활동의 중추인 30대(-16만5천명)와 40대(-15만8천명)에서 감소폭이 컸다. 20대(-14만6천명)와 50대(-8만8천명)도 큰 타격을 입었다.
산업별로는 도·소매업(-16만명), 숙박·음식점업(-15만9천명), 교육서비스업(-8만6천명) 등 대면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와 달리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3만명), 운수·창고업(5만1천명), 농림어업(5만명)은 증가했다.
임금근로자(-10만8천명)와 비임금근로자(-11만명) 모두 감소했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30만5천명)는 늘어난 반면 임시근로자(-31만3천명), 일용근로자(-10만1천명)의 감소폭이 컸다. 코로나19 충격파가 고용 취약계층에 집중된 것이다.
비임금근로자 중에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9만명)는 늘어난 반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6만5천명)는 줄었다. 자영업이 어려워지자 혼자 가게를 꾸려가거나 가족들끼리 운영하는 경우가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특히 일시휴직자가 83만7천명으로 43만명 늘었다. 이는 198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다.
실업률과 고용률 등 다른 지표도 나빠졌다. 지난해 실업자는 전년보다 4만5천명 늘어난 110만8천명. 통계 기준을 바꾼 이래 연도별 비교가 가능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4.0%로 0.2%포인트 올랐다. 2001년(4.0%) 이후 최고치다. 특히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9.0%로 2018년(9.5%) 이후 2년 만에 다시 9%대로 올라섰다. 고용률은 0.8%포인트 하락한 60.1%로 2013년(59.8%) 이후 가장 낮았다.
취업자 감소폭은 지난해 코로나 발병 이후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 사태 여파가 본격화한 3월 취업자가 19만5천명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4월(-47만6천명), 5월(-39만2천명), 6월(-35만2천명), 7월(-27만7천명), 8월(-27만4천명), 9월(-39만2천명), 10월(-42만1천명), 11월(-27만3천명)까지 감소세가 이어졌다.
특히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된 12월에는 취업자가 62만8천명 줄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2월(-65만8천명)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여파로 숙박·음식업, 도소매업 등 대면 서비스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시·일용직 근로자,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등 고용 취약계층의 취업자 감소폭이 컸다. 그냥 쉬었다는 사람도 253만6천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