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경영 의지 거듭 피력하며 준법위와의 정례회동도 하기로
삼성전자 등 주요 상장사의 온라인 주총과 전자투표 받아들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의 준법경영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11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위원들과 만나 삼성의 준법문화 정착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에도 해외 출장을 떠나기에 앞서 준법위의 정기회의에 참석해 앞으로 준법위와의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바 있어 이번 회동은 그 약속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그 때도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준법위 권고에 따라 공표한 ▲자녀에게 경영권 불승계▲노동·시민사회와의 소통 등 대국민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도 밝혔었다.
11일 준법위에 따르면 준법위는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타워에서 임시 회의를 열기 전에 이 부회장과 올해 첫 모임을 가졌다.
준법위는 이 자리에서 삼성의 준법문화가 뿌리를 내리기위한 이 부회장의 역할과 경영의지와 관련해 여러 견해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앞으로도 위원회의 독립적인 활동을 계속 보장할 것임을 약속하면서 삼성의 준법 경영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준법위와의 회동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를 일주일 앞두고 이 부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재계와 법조계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오는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거기일을 열고 이 부회장에 대한 양형을 결정 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최후 변론에서 선친인 이건희 회장의 치열한 경영현장의 일화를 소개하며 눈물을 뿌렸다. 이 부회장은 "경영성과를 올려 너무나도 존경하는 아버지 이건희 회장에게 효도할 기회를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또 그 자리에서 "삼성이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개인적 이익을 취하지 않고 오로지 회사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만 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최후 변론직후 새해가 밝자 마자 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 등 현장을 방문해 사업추진 현황을 직접 챙기는 등 삼성의 미래산업 포석의 육성방향을 직접 점검하고 나섰다. 경영성과를 내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한편 준법위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준법의무 위반을 사전에 대응하기 위해 최고 경영진의 준법위반 리스크에 대한 평가지표와 점검항목 등을 설정하기위한 외부 연구용역을 주기로 했다.
또 삼성전자 등 삼성의 주요 상장계열사들은 온라인 주총을 열고 전자투표 제도을 전면시행하라는 준법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그대로 이행하기로 했다.
이와 발맞춰 준법위는 오는 26일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관계사 대표이사들과 간담회를 열어 준법문화에 대한 최고 경영진의 역할 등을 놓고 열린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