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도시와 구도심에선 도태…치킨집 가장 많은 곳은 부천시
2000년 초반부터 급증한 국내 치킨집이 2010년대 후반부터 폐업하는 경우가 개업보다 많아진 쇠퇴 단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토연구원은 30일 국토이슈 리포트 '치킨집 개·폐업으로 보는 지역별 특성 변화'를 통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동안의 전국 치킨집 개․폐업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00년대 초반은 치킨집 수가 급증한 팽창 단계였다. 200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중반까지 치킨집 개․폐업 수가 비슷한 정체 단계를 거쳐 2010년대 후반부터 폐업하는 경우가 개업보다 많은 쇠퇴 단계로 전환했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해마다 1만여개씩 치킨집이 개업했다. 폐업 건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해 2005년부터 폐업과 개업 건수가 비슷해지면서 정체 단계로 진입했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치킨집 수는 9.8% 증가에 그쳤다. 2010년대 중반 이후 폐업 건수가 개업 건수를 앞지르며 전국에서 영업하는 치킨집 수가 감소했다. 2014년을 기점으로 개업 건수가 급격히 감소해 2017년 5960건으로 최저치에 도달했다. 특히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치킨집 수 증가율은 마이너스 9.2%를 기록했다.
국토연구원은 "2009~2014년의 치킨집 증가세는 실업자 수 증가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라고 밝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및 2013년 대기업 부도 사태가 실직자를 양산하면서 치킨집 개업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신도시는 지역 개발로 치킨집 상권도 함께 성장하는 반면 도시 지역에서도 지방 중소도시와 구도심은 치킨집 상권이 도태되는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농촌 지역의 경우 2000년대 초반에는 치킨집이 부족했는데 2010년대 후반 들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뤘다. 이는 농촌 지역 인구가 감소하며 치킨집 한 곳당 인구도 줄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치킨집의 지역적 생멸에서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나타나는 점도 확인했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치킨집이 가장 많은 곳은 부천시로 1648개로 집계됐다. 인구 대비 치킨집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전라남도 여수시로 업체 1곳당 인구는 27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