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얼라이언스 리포트 "분위기 100점 만점에 71점 그쳐"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스타트업 투자가 위축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예년보다 침체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벤처캐피탈의 지원이 미온적이어서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스타트업 지원 민간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리서치회사 오픈서베이와 함께 스타트업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오픈서베이와 함께 매년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를 발간한다. 올해 리포트에는 창업자 166명, 스타트업 재직자 250명, 대기업 재직자 500명, 취업준비생 200명 등 총 1116명의 설문 결과가 담겼다.
조사에서 설문 참여자들은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100점 만점에 71.3점을 매겼다. 지난해(73.4점)보다 생태계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평가다. 그래도 2018년(68.0점)보다는 나은 편이다.
리포트는 "벤처캐피탈의 미온적인 지원 등으로 인해 생태계 전반 분위기가 부정적"이라며 "코로나19 종식 이후 시장 상황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창업자들은 현재 시급한 개선점으로 '기반 자금 확보, 투자 활성화'(46.4%)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 우수 인력 확보(36.7%)와 인수합병(M&A)·기업공개(IPO) 활성화(29.5%)가 꼽혔다.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답변은 2018년 1위, 지난해 2위였는데 올해 조사에서는 1∼3위 밖으로 비켜났다. 다만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에 대한 평가는 66.5점으로 지난해(65.9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리포트는 "창업자들은 개인정보 보호 및 데이터 관련 규제의 축소·변경이 산업을 활성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타트업은 37.3%가 해외시장에 진출한 상태로 조사됐다. 해외에 아직 진출하지 않은 기업의 70.2%가 해외 진출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82.1%)보다 11.9%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창업자들이 꼽은 '스타트업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네이버(28.9%)였다. 카카오(21.1%)와 롯데(9.6%)가 뒤를 이었다. 정부기관으로는 창업진흥원(27.7%), 서울산업진흥원(15.7%), 창조경제혁신센터(15.1%)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창업자들이 선호하는 벤처캐피탈은 알토스벤처스(20.5%), 카카오벤처스(15.1%),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9.6%) 등이었다. 액셀러레이터는 매쉬업엔젤스(18.7%), 프라이머(18.1%), 스파크랩(10.2%) 등이 호평을 받았다.
스타트업 재직자들은 45.6%가 스타트업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한다는 비율이 지난해보다 8.8%포인트 낮아졌다. '급여 등 복리후생'과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사수의 부족'이 만족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재직자 중에서는 창업을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비율(42.4%)과 스타트업 이직을 고려하는 비율(17.6%)이 모두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했다. '낮은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안'과 '급여 등 복리후생 감소' 등이 스타트업 이직을 망설이게 한다고 응답했다.
취업준비생이 창업이나 스타트업 취업을 고려하는 비율도 23% 수준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취업준비생은 창업한다면 콘텐츠·미디어(25.4%), 소프트웨어 개발(11.3%), 제조업(11.3%) 등 분야에 관심을 보였다. 또한 우아한형제들과 카카오를 대표적 스타트업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