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급증한 수출이 성장 주도…코로나 재확산은 성장 걸림돌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연간 성장률의 상향 수정 기대는 사실"
코로나19 사태 충격으로 1분기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한국 경제가 3분기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은 27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직전분기 대비 1.9%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1분기(-1.3%)와 2분기(-3.2%)에는 두 분기 연속 역성장했었다. 특히 2분기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6개월 만에가장 낮았다.
비교 대상 수준이 낮아 증가율이 높게 나타나는 기저효과 영향이 크지만, 일단 3분기 플러스 성장으로 하반기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은은 지난 8월 올해 연간 성장률을 -1.3%로 전망했는데, 이를 지키려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1%대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1.3%)를 달성하려면 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이 0.0∼0.4% 나오면 된다"며 "3분기에 1.9%로 높아졌기 때문에 연간 성장률 상향 수정 기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3분기 성장률이 높아진 것은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이 자동차, 반도체를 중심으로 2분기보다 15.6% 증가한 덕분이다. 1963년 4분기(-24%) 이후 최악이었던 2분기(-16.1%)의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도 2분기 -4.1%포인트에서 3분기 3.7%포인트로 급반전했다.
수입은 원유,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4.9%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6.7% 늘었다. 다만 민간소비가 의류 등 준내구재의 부진으로 0.1% 감소했다.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 역시 2분기 0.7%에서 3분기 -0.1%로 떨어졌다.
건설투자도 토목건설 위축 등의 영향으로 7.8% 줄었다.
업종별 생산을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각각 7.6%, 0.7% 성장했다. 서비스업 중에서는 특히 의료보건·사회복지(3.8%), 운수업(3.3%), 금융·보험(1.9%) 부문 성장률이 전체 GDP 성장률을 웃돌거나 비슷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7.4%)과 건설업(-5.5%) 등은 오히려 줄었다.
서비스업 중심의 내수 부진은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및 태풍·장마 등 기상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박양수 국장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서비스업 등에 영향을 미쳐 성장률을 0.4∼0.5%포인트 낮춘 것으로 보인다"며 "장마와 태풍 등 기상악화의 영향은 0.1~0.2%포인트 정도"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은 성장률을 소폭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박 국장은 "3차 추경이 연간 성장률에 0.1∼0.2%포인트 정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기대비 2%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이 4분기에도 이어져 반등 기조를 굳힐지는 불확실하다. 민간소비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수출이 관건인데,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사상 최대로 늘고 유럽에서도 다시 봉쇄 조치가 검토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재확산이 여전히 성장 걸림돌이란 뜻이다.
박 국장은 "3분기 성장률이 반등했지만 GDP 수준이 코로나19 이전 작년 4분기 추세에 아직 이르지 못한 만큼 'V자 반등'이라고 말하기에는 주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