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경감 ' 탄소배출권 거래 '도 두 사람의 이론 바탕
매매자는 물론 납세자도 혜택누리는 경매의 새 지평 열어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경매이론을 확립하고 새로운 경매 방식을 개발하는데 기여한 미국 경제학자 폴 밀그럼과 로버트 윌슨 2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폴 밀그럼(72)과 로버트 윌슨(83)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를 202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의 수상 이유에 대해 "경매는 어디에서든 벌어지고, 우리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서 "밀그럼과 윌슨은 경매이론을 개선했고, 새 경매 형태를 발명해 전세계 매도자와 매수자, 납세자에게 혜택을 줬다"고 밝혔다.
두 경제학자는 사제지간으로 윌슨 교수가 밀그럼 교수의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다. 밀그럼은 경매와 인센티브 이론, 산업경제학, 경제사, 게임이론 등을 연구했다. 윌슨은 경매 등 경쟁입찰과 가격결정 계획, 임금협상 모델 등이 전문 분야다.
밀그럼 교수와 윌슨 명예교수는 경매 맥락과 목적에 따라 경매시장을 어떻게 설계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자원이 분배되는지를 연구해 제시했다. 이들이 개발한 경매이론은 라디오 주파수, 전기, 천연가스, 공항에서 특정시간 동안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 등 전통적인 방법으로 팔기 어려운 상품과 서비스 판매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경매 방식을 개발하는데 활용됐다.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이들의 경매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특히 이익 극대화보다는 광범위한 사회적 혜택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 노벨상위원회가 주목했다. 미국은 1994년 이들의 경매이론을 처음 도입해 통신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무선 주파수 경매를 실시했으며, 이후 다른 나라들도 뒤따라 이 이론을 적용했다.
윌슨은 왜 이성적인 응찰자들이 그들이 추정한 공통 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응찰하는지 보여줬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대해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밀그럼은 경매에 대한 보다 일반적인 이론을 만들어냈다. 공통의 가치뿐만 아니라 사적인 가치도 응찰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