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GDP의 22% 경기부양에 썼지만 최빈국들은 고작 3%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인 빌 게이츠와 그의 부인이 공동으로 설립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올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전 세계 극빈층이 20년 만에 다시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재단은 14일(현지시간) 발간한 연례보고서 '골키퍼스'에서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의 추정치를 인용해 극빈층이 올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수개월 만에 3200만명(7%) 증가했다고 전했다.
극빈층은 하루 1.9달러(약 2250원) 이하로 생활하는 소득계층이다. 이들이 전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빈곤율은 1990년 35%를 웃돌았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에는 6.7%였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의 경제적 타격이 저소득 국가일수록 상대적으로 더 커 불평등이 개선되기는커녕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계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각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18조달러(2경1294조)를 투입했지만 선진국과 후진국의 대응 여력에 큰 격차를 보였다고 재단은 지적했다.
실제로 G20(주요 20개국) 국가는 GDP의 22%에 해당하는 돈을 경기부양에 쏟아 부은 반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저소득 국가는 그 비율이 평균 3%에 머문 것으로 추산됐다.
재단은 코로나19 여파로 세계경제가 내년 말까지 12조달러(1경4196조)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2배에 해당한다. 재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단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천한 모든 백신을 맞은 세계 아동의 비율은 지난해 84%에서 올해 70%로 떨어졌다며 백신 접종률이 "25주 만에 25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재단은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 포함된 18개 지표를 추적하는데 올해 들어 빈곤율 등 대부분 지표가 악화했다고 전했다. 빌 게이츠 회장은 이번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면서 "이는 거대한 후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