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는 현행 연 0.5%인 기준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영향으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3%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 충격을 감안해 지난 5월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0.1%로 대폭 낮춘 데 이어 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경제상황이 더 악화하자 3개월 만에 다시 하향 조정한 것이다.
한은은 27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3%로 1.1%포인트 낮췄다. 내년 성장률도 5월 전망(3.1%)보다 0.3%포인트 낮은 2.8%로 하향 조정했다. 그동안 정부가 장담해온 'V자형' 경기회복과는 거리가 있는, 완만한 '나이키형' 회복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국 경제가 실제로 역성장한 것은 2차 오일쇼크 직후인 1980년(-1.6%),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5.1%) 단 두 차례다. 한은이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 여파로 역성장(-1.6%)을 예상했던 2009년에도 실제 성장률은 0.2%였다.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22년 만의 역성장이다.
한은이 올해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한 데 이어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낮춘 것은 우리나라 경제가 내년에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 힘들 것이라는 진단이 깔려 있다. 또한 이번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에 코로나19 2차 대유행 여파는 일부 반영됐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정도에 따라 취해질 수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의 후폭풍은 고려되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강화되면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한은의 수정 전망치(–1.3%)보다 더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시장 예상대로 현행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과열 상태인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는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