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에 넣어 태우는 실수도 … 상반기만 2조7천억원 폐기
올해 상반기 한국은행이 폐기한 손상 화폐는 3억4570만장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0만장 늘었다. 이를 금액으로 따지면 2조6923억원어치다. 특히 이 가운데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세탁기와 전자레인지에 넣어 작동시키는 등 잘못된 소독 방법으로 인해 훼손된 지폐가 상당액에 이르렀다.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는 엄 모씨는 코로나19 불안감에 부의금으로 받은 돈을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가 2천만원 넘는 지폐를 훼손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김 모씨도 같은 이유로 500만원이 넘는 돈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작동시켰다가 지폐를 태우는 낭패를 겪었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 규모'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심하게 젖거나 불에 타 못 쓰게 된 돈이 총 3억4570만장, 2조6923억원어치에 이르렀다.
지폐의 경우 3억3040만장(2조6910억원)이 버려졌다. 만원권이 2억2660만장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천원권(8560만장), 5천원권(1260만장), 5만원권(550만장)의 순서였다. 동전은 10원 짜리 780만개 등 1530만개(13억원)가 폐기됐다.
상반기 한은 화폐 교환창구에서 교환된 손상 화폐는 2360만장(60억5천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20만장(24억2천만원) 늘었다. 지폐는 총 9만4300장(25억2천만원)이 사용 가능한 돈으로 교환됐다. 5만원권(4만6400장), 만원권(2만5600장), 천원권(1만9600장), 5천원권(2600장) 순으로 많았다.
화폐가 손상된 이유로는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에 따른 손상이 4만2200장(10억2천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화재(3만7900장, 13억2천만원), 세탁·세단기 투입 등 취급 부주의(1만4300장, 1억9천만원)에 따른 손상도 적지 않았다.
화재 등으로 인해 지폐가 불에 탔을 경우에도 원래 지폐 면적의 4분의 3 이상이 남아있으면 한은에서 새 돈으로 바꿔준다. 남은 면적이 5분의 2 이상∼4분의 3 미만이면 절반을 바꿔준다. 그러나 남은 면적이 5분의 2 미만이면 새 돈으로 교환해주지 않는다. 동전의 경우 모양을 알아볼 수 있다면 전액 교환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