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3.7%…"재난지원금 한계"
건설과 설비투자는 두 자릿수 역성장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ㆍKERIㆍ원장 권태신)은 올해 우리니라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2.3%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했다.
한경연은 12일 'KERI 경제동향과 전망: 2020년 2/4분기' 보고서에서 경제위기 수준의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경기가 올해 안에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과 같은 -2.3%로 제시했다. 상반기 -1.7%, 하반기에는 더 낮은 -2.9%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전 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내적으로 장기간 경제 여건이 부실해져 왔고,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침체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한경연은 우리 경제가 회복 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지는 코로나19 사태의 종결 시점과 주요 국가의 경기반등 시기와 속도, 정부 대응의 실효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수의 버팀목인 민간소비 증가율은 –3.7%로 예상했다. 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명목 임금 상승률이 하락하고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발생한 하방 압력을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소비진작 정책이 상쇄할 수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두 자릿수 역성장이 전망됐다. 설비투자는 내수 침체와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 위축으로 –18.7%, 건설투자 또한 공사 차질과 부동산시장 규제 정책으로 –13.5%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경제위기 때마다 경기 반등의 효자 역할을 해온 실질 수출도 올해는 –2.2%의 역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됐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위축이 심각하고 무역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경연은 대내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 재확산과 기업실적 악화로 대량 실업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외적으로는 주요 국가의 경기회복 지연, 반도체 단가 상승폭 제한, 글로벌 공급망(GVC) 약화 등이 성장의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