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대 젊은 층, 직장ㆍ학교 찾아 지방에서 서울로 온 결과
서울에 직장 잡아도 비싼 집 값 때문에 둥지는 경기도에 틀어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경기도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인구가 처음으로 비수도권 인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10·20대 젊은 층이 직장과 학교를 찾아 지방에서 서울로 이동한 결과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비싼 집값 때문에 경기도에서 거주한다.
통계청은 29일 발표한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과 향후 인구전망'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인구는 2596만명으로 비수도권 인구(2582만명)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통계청이 보유한 1970년 이후 인구통계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현상이다. 통계청은 1970년 이전 통계를 갖고 있지 않을 뿐 역사상 처음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초과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전반적으로 총인구는 감소하겠지만 수도권 집중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
비수도권 인구의 수도권 이동은 과거 수십 년 동안 이어져온 현상이다. 2010년대 들어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과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으로 주춤하다가 2017년부터 다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마무리된 이후의 일이다. 비수도권 인구의 수도권 이동을 연령대별로 보면 10대와 20대의 수도권 유입이 최근 20년간 지속되고 있다. 30대 인구는 2018년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수도권에서 빠져나간 인구보다 수도권으로 들어온 인구가 많음이다. 40대 이상은 2008년 이후 순유출이다.
지역별로 보면 영남권과 호남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많다. 수도권으로 순이동은 일단 서울이 가장 많다. 전입 사유를 보면 직업(2019년 6만4천명)이 압도적으로 많고, 그 다음이 교육(2019년 2만1천명)이다.
가족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 아닌 1인 이동이 많은 점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를 종합하면 영호남에 살던 10·20대가 학교나 직업을 찾아 혼자 서울로 이동한 사례가 많은 것이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 이동은 전반적인 현상이지만, 세종과 제주는 수도권 인구의 유입이 10년 안팎 이어지는 지역이다.
다만 수도권 내부의 지형도를 보면 서울은 사람이 빠져나가는 지역이다. 최근 20년간 순유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을 빠져나간 인구가 향한 곳은 대부분 경기도다. 2019년 서울에서 9만6천명, 인천에서 4천명이 경기도로 이동했다. 집값이 상승함에 따른 거주비용 부담 때문에 서울을 빠져나가는 사례가 많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동하는 인구의 연령대를 보면 전 연령대가 고르게 이동했다. 비수도권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인구가 주로 10·20대 젊은 층인 것과 대비된다. 10·20대에 청운의 꿈을 품고 학교와 직장을 찾아 서울로 이동했으나 결국 비싼 집값에 밀려 경기도로 이사하는 서글픈 현실이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