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작물 가격이 하락한 여파로 올해 농사를 아예 쉬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보리를 비롯해 봄 감자, 사과, 배 재배면적이 일제히 감소했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20년 맥류, 봄 감자, 사과, 배 재배면적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겉보리·쌀보리·맥주보리·밀 등 맥류 재배면적은 4만202㏊(402.02㎢)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7254㏊(15.3%) 줄어든 것이다.
겉보리(2675ha·-26.8%), 쌀보리(3603ha·-15.6%), 맥주보리(2464ha·-23.2%) 재배면적도 재고 누적과 농협 계약가격 하락, 파종기 태풍 영향 등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재배면적이 크게 줄어든 밀(1487ha·39.8%)은 기저효과로 재배면적이 다시 늘었다.
올해 봄 감자 재배면적은 1만6339ha(163.39㎢)로 지난해보다 1811ha(-10.0%) 감소했다. 지난해 감자 도매가격이 크게 하락하자 농가들이 재배면적을 줄였고, 그 영향이 올해 나타났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미종 감자 상품 1㎏ 도매가격은 2018년 2609원에서 지난해 1485원으로 하락했다. 올해는 1612원으로 약간 회복됐다.
올해 사과 재배면적은 3만1601ha(316.01㎢)로 지난해보다 1353ha(-4.1%) 줄었다. 사과 면적은 2017년 3만3601㏊를 기록한 뒤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배 재배면적도 9091㏊(90.91㎢)로 지난해보다 523ha(-5.4%) 감소했다. 배 재배면적도 2010년 1만6239ha를 기록한 뒤 국내 배 수요가 줄어든 여파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은 "맥류, 봄 감자, 사과, 배 재배면적이 모두 줄었다"며 "고령화된 농가가 수익성이 떨어지자 농사를 아예 쉬는 등 휴경하거나 일부 다른 작물을 재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