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함 글로벌 15개 R&D , 7개 AI센터의 신기술 관장
삼성전자가 24일 인공지능(AI) 분야 석학 승현준(세바스찬 승·Sebastian Seung)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전자 통합 연구조직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에 내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뉴 삼성 비전' 발표에서 유능한 외부 인재를 적극 영입하겠다고 밝힌 이후 첫 영입 사례다.
삼성전자의 연구조직을 총괄할 승현준 소장은 뇌 기반의 AI 연구를 개척한 세계적 석학이다. 하버드대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벨랩 연구원, 메사추세츠공대(MIT) 뇌인지과학과·물리학과 교수를 거쳐 프린스턴대 뇌과학연구소·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그는 2018년 삼성리서치 부사장급인 CRS(Chief Research Scientist, 최고연구과학자)로 영입되면서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삼성전자 AI 전략 수립과 선행 연구에 대한 자문을 맡으며 글로벌 AI센터 설립과 AI 우수인력 영입에 기여했다. 승현준 소장은 앞으로 삼성리서치 소장직에 전념하면서 한국을 포함해 13개 국가에 위치한 글로벌 15개 연구개발(R&D) 센터와 7개 AI센터의 미래 신기술 및 융복합 기술 연구를 관장하게 된다.
삼성은 2018년 8월 AI, 5세대 이동통신(5G), 전장용 반도체 등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지정하고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AI는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분야다.
이 부회장은 2018년 경영 재개 직후 첫 해외 출장지로 유럽과 북미를 방문해 AI 분야 글로벌 석학들과 교류하며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고 핵심인재 영입에도 직접 나섰다. 지난해 11월에는 세바스찬 승 소장과 함께 세계 AI 분야 4대 구루로 꼽히는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를 만나 미래 AI 산업 발전 방향과 삼성전자의 AI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삼성리서치를 이끌 승 소장은 학계에서 쌓은 경험과 뛰어난 연구 능력, 연구기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세계적 선진 연구자들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하고, 우수 인재 영입을 통한 미래기술 연구 역량을 증진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승 소장은 지난해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AI 구현을 위한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그는 "최적화된 AI 기술 구현을 위해 뇌 구조를 AI 기술에 접목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AI 구현의 핵심부품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아직 약세이나, 여러 기술적 성과를 통해 세계를 놀라게 한 잠재력이 있으므로 또 한 번 현명한 투자를 한다면 전 세계의 번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