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매각계획 없다" 선 그었지만 구조조정 방향타 촉각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3조원 규모 자구안에 두산베어스 야구단 매각도 포함될지에 재계와 스포츠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두산그룹이 두산솔루스, 두산퓨어셀, 두산타워, 산업차량, 모트롤, 골프장 등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두산베어스는 매각 대상으로 주목을 끌지 않았다. 다른 주요 계열사의 자산과 비교하면 규모가 크지 않아서다.
그러나 재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채권단이 고강도 자구안 마련을 압박하기 위해 두산그룹에게 상징성이 큰 두산베어스 매각을 협상 지렛대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으로선 두산이 돈 되는 자산을 가능한 다 팔겠다고 한만큼 두산베어스 매각을 못 할 것도 없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은 두산베어스를 매물로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두산그룹 측은 "두산베어스 구단 운영에서 나오는 효과가 상당하다"며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두산베어스는 그룹에서 오비맥주를 매각하면서도 남겨둘 정도로 의미가 있고, 연간 운영비 100억여원을 들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특히 고 박용곤 명예회장이 야구를 좋아 했고 현 박정원 회장도 구단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만큼 구단매각은 어려월 것이란 재계의 분석도 있다.
두산베어스는 ㈜두산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지난해 매출이 580억원, 영업이익이 32억6천만원이었다. 매출액 중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관계사 매출은 162억원이다.
두산베어스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을 비롯해 통산 6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포브스코리아 2019년 평가에 따르면 두산베어스의 가치는 시장가치 370억원, 경기장 가치 1099억원 등 1907억원이다.
두산그룹을 대상으로 한 채권단의 실사 작업은 막바지 단계다. 실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이르면 이번 주 실사 결과를 채권단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실사결과를 토대로 한 두산의 경영정상화 방안은 이달 말께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