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방안도 다각 실행… 직원휴직·임원 급여반납· 자사주 매입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으로 전례 없는 경제위기에 직면하자 기업들이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임원들이 급여를 반납하는 등 경비 절감에 나섰다. 재계 총수들과 최고경영자(CEO)들은 위기 대응을 위한 의지와 혁신을 독려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5일 경기도 수원 소재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신기술 연구·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차세대 미래 기술 전략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라며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될 때 다시 한 번 힘을 내 벽을 넘자"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24일 수펙스추구협의회 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SK가 짜놓은 안전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씨줄과 날줄로 안전망을 짜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코로나19로 글로벌 자동차산업이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책임경영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 280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포스코그룹에서도 최정우 회장 등 포스코와 상장 5개사 임원 51명이 주식 26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인건비 절감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은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4월부터 경영이 정상화할 때까지 반납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다음달 무급휴직을 늘려 절반 인력으로만 운영하고 임원 급여를 60% 반납한다. 4월엔 모든 직원이 15일 이상 무급 휴직에 들어가며, 조직장도 대상에 포함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사장을 비롯한 전 임원의 급여 20% 반납, 경비 예산 최대 70% 삭감 등 불요불급한 비용 축소를 내용으로 하는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다.
SR은 열차이용 급감에 따라 복리후생비, 소모품비 등 소모성 비용과 업무추진비를 50% 줄이고, 모든 직원에게 자녀돌봄휴가와 연차 사용을 장려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