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되는 점포 인력은 다른 곳으로 재배치 추진
롯데쇼핑이 백화점과 마트, 슈퍼, 롭스 등 오프라인 매장 700여개 중 실적이 부진한 200여 점포를 3~5년 안에 정리하기로 했다. 전체 점포의 30%를 순차적으로 폐점하는 것이다. 국내 1위 유통기업의 대규모 매장 폐쇄는 최근 온라인에 밀려 부진에 빠진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13일 비효율 점포 정리 등을 골자로 한 올해 운영 전략과 미래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쇼핑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점포 정리는 마트와 슈퍼를 중심으로 앞으로 3∼5년 사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정리되는 점포의 매장 인력은 다른 점포로 재배치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통업계는 정리되는 200개 점포의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7조6328억원의 매출에 427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28.3% 감소했다. 특히 롯데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해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는 온라인 사업에서 쿠팡과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세에 밀리고 있다. 유통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기존 대형 유통업체들은 오프라인 시장에 치중했다. 오프라인 업체들이 뒤늦게 온라인 시장에 눈을 돌려 뛰어들었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에는 백화점과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 사업 부문을 통합법인으로 재편하고 계열사를 법인 사업부로 전환했다. 조직 개편에 따라 과거 대표이사 체제였던 각 사업부는 사업부장 체제로 운영되고 강희태 유통BU장(부회장)이 총괄하게 된다. 강 부회장이 총괄하는 통합법인이 유통 부문 컨트롤 타워로서 통합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고 사업부는 상품개발과 영업에 집중하는 형태다.
롯데쇼핑은 아울러 '유통회사'에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업태 경계를 넘나들며 오프라인 매장을 개편하고, 업태간 시너지를 내도록 40년간 쌓아온 상품기획(MD) 노하우를 활용할 계획이다.
경쟁력이 낮은 중소형 백화점 식품매장을 신선식품 경쟁력을 갖춘 슈퍼로 대체하고, 마트의 패션 존(Fashion Zone)도 백화점 패션 바이어가 기획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롯데쇼핑은 또 3900만명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 올해 3월 말에는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통합하고, 온라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